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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보다 11월 2째주] 특별사법경찰관

전문가라는 이름의 아마추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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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당신의 직장에 갑자기 수사권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환경부 공무원이 불법 폐기물 업체를 단속하고,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사업주를 수사한다. 그런데 이들 중 82퍼센트가 경력 3년 미만이다. 공소시효가 뭔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소 시기를 놓친다.

특별사법경찰관, 줄여서 특사경이라 부른다. 전국에 2만 명이 넘는다. 경찰이 아닌데 수사를 한다. 전문 분야의 위법행위를 단속하라고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법률 교육은 받지 못한다. 검찰의 지휘를 받던 조항마저 이번에 삭제됐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관료제의 역설을 말했다. 전문성을 위해 분업화하지만, 분업이 깊어질수록 전체를 보는 눈은 사라진다고. 각자의 좁은 영역에 갇혀 옆 부서가 뭘 하는지 모른다. 특사경도 마찬가지다. 환경 전문가는 법을 모르고, 법 전문가는 환경을 모른다.

베버가 본 것은 단순한 비효율이 아니었다. 그는 이걸 '영혼 없는 전문가'라고 불렀다. 자기 분야의 규칙만 안다. 왜 그 규칙이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특사경들도 그렇지 않을까. 단속은 하되 정의는 생각하지 않는.

통계를 보면 더 씁쓸하다. 특사경 인원은 매년 늘지만 실제 송치 건수는 제자리다. 2019년 1만 7천 명에서 2024년 2만 명으로 늘었는데, 연간 송치 건수는 여전히 3만 건 내외다. 인원은 18퍼센트 늘었는데 성과는 그대로다.

이상한 일이다. 전문가가 늘수록 전문성은 떨어진다. 권한은 커지는데 책임은 흐려진다. 베버의 표현을 빌리면, 관료제의 철창이 점점 촘촘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작은 칸막이만 지킨다.

공소시효를 몰라서 범죄자를 놓아준 특사경. 그는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모르는 척했을까. 전문가의 무지가 무능인지 방기인지, 우리는 구분할 수 있을까.

베버는 100년 전에 물었다. 관료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는 가능한가. 특사경 2만 명의 시대, 우리는 더 안전해졌나. 아니면 더 많은 감시자들에게 둘러싸였을 뿐인가.

그들도 직장인이다. 월급 받고 일한다. 단속 실적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지키려는 것은 무엇일까. 법일까, 정의일까, 아니면 자기 자리일까.

누가 감시자를 감시하는가. 오래된 질문이다. 특사경의 시대, 그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린다.

환경부, 노동부 등 각 부처의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다. 2만 명을 넘는 특사경 중 82%가 경력 3년 미만이고 법률 교육을 받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지며, 인원 증가에도 송치 건수는 정체돼 있다. 막스 베버의 '관료제의 철창' 개념을 통해 전문화로 인한 책임의 모호함과 정의의 부재를 비판한다.

당신의 직장에 갑자기 수사권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환경부 공무원이 불법 폐기물 업체를 단속하고, 노동부 근로감독관이 임금체불 사업주를 수사한다. 그런데 이들 중 82퍼센트가 경력 3년 미만이다. 공소시효가 뭔지도 모른다. 그래서 기소 시기를 놓친다.

특별사법경찰관, 줄여서 특사경이라 부른다. 전국에 2만 명이 넘는다. 경찰이 아닌데 수사를 한다. 전문 분야의 위법행위를 단속하라고 만들었다. 그런데 정작 법률 교육은 받지 못한다. 검찰의 지휘를 받던 조항마저 이번에 삭제됐다.

막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관료제의 역설을 말했다. 전문성을 위해 분업화하지만, 분업이 깊어질수록 전체를 보는 눈은 사라진다고. 각자의 좁은 영역에 갇혀 옆 부서가 뭘 하는지 모른다. 특사경도 마찬가지다. 환경 전문가는 법을 모르고, 법 전문가는 환경을 모른다.

베버가 본 것은 단순한 비효율이 아니었다. 그는 이걸 '영혼 없는 전문가'라고 불렀다. 자기 분야의 규칙만 안다. 왜 그 규칙이 있는지는 묻지 않는다. 특사경들도 그렇지 않을까. 단속은 하되 정의는 생각하지 않는.

통계를 보면 더 씁쓸하다. 특사경 인원은 매년 늘지만 실제 송치 건수는 제자리다. 2019년 1만 7천 명에서 2024년 2만 명으로 늘었는데, 연간 송치 건수는 여전히 3만 건 내외다. 인원은 18퍼센트 늘었는데 성과는 그대로다.

이상한 일이다. 전문가가 늘수록 전문성은 떨어진다. 권한은 커지는데 책임은 흐려진다. 베버의 표현을 빌리면, 관료제의 철창이 점점 촘촘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각자의 작은 칸막이만 지킨다.

공소시효를 몰라서 범죄자를 놓아준 특사경. 그는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모르는 척했을까. 전문가의 무지가 무능인지 방기인지, 우리는 구분할 수 있을까.

베버는 100년 전에 물었다. 관료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는 가능한가. 특사경 2만 명의 시대, 우리는 더 안전해졌나. 아니면 더 많은 감시자들에게 둘러싸였을 뿐인가.

그들도 직장인이다. 월급 받고 일한다. 단속 실적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지키려는 것은 무엇일까. 법일까, 정의일까, 아니면 자기 자리일까.

『직업으로서의 정치』이 특별사법경찰관을 바라보는 시선은 표면적 현상 너머의 구조를 향한다. 막스 베버은 개별 사건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대신, 그 사건을 가능하게 만든 사회적 조건을 추적한다. 이런 관점은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특별사법경찰관 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 있다. 법과 정책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하더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빈번하다. 막스 베버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간극이다. 설계된 세계와 살아가는 세계 사이의 거리.

한국 사회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 구조, 인구 변화, 기술 발전, 세대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과 얽혀 있다. 한 가지 변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이 정책 입안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는 특별사법경찰관 분야에서도 독특한 양상을 만들어냈다. 선진국이 수십 년에 걸쳐 겪은 변화를 불과 한 세대 만에 경험하면서, 제도적 성숙 없이 양적 팽창만 이뤄진 측면이 있다.

막스 베버의 통찰을 빌리면, 특별사법경찰관은 단순한 정책 과제가 아니라 사회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우선시하고 무엇을 감수할 것인지. 이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지 않고서는 어떤 해법도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누가 감시자를 감시하는가. 오래된 질문이다. 특사경의 시대, 그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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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검찰청 검찰연감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특사경의 실효성 문제

전문성 부족과 낮은 송치 실적으로 인해 특사경 제도 실효성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2
관료제의 한계 지적

특사경 제도를 통해 베버의 '관료제의 철창' 개념을 비판하며, 전문화로 인한 책임의 모호함과 정의의 부재를 지적한다.

3
제도 개선 필요성

특사경 제도 문제점을 지적하며, 향후 제도 개선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별사법경찰관 인원 및 송치 건수 추이
출처: 대검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