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겨울이 왔다. 검찰개혁 입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제 개헌을 말한다. 제7공화국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다. 6월 국회 개헌특위 설치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87년 6월. 그때도 시민들이 거리에 있었다. 직선제 개헌이 모든 것을 바꿀 거라 믿었다. 제6공화국이 그렇게 시작됐다. 37년이 흘렀다. 검찰은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 있다. 무엇이 바뀌었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브루스 애커먼은 『우리 국민 We the People』에서 헌법적 순간을 말한다. 일상 정치와 헌법 정치를 구분한다. 일상 정치는 기존 틀 안에서 움직인다. 헌법 정치는 틀 자체를 바꾼다. 미국 역사에서 그런 순간은 세 번뿐이었다. 건국, 남북전쟁, 뉴딜. 한국은 어떤가.
검찰개혁법이 통과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검찰총장 임기 단축. 검사 정원 감축. 제도는 바뀐다. 하지만 제도가 곧 변화는 아니다. 87년 직선제가 그랬듯이.
애커먼은 헌법적 순간에 세 단계가 있다고 본다. 신호, 제안, 비준. 신호는 기존 체제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제안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비준은 국민이 그 변화를 승인한다. 지금 우리는 어느 단계에 있는가.
검찰 권력에 대한 불신은 오래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검찰에 대한 신뢰도는 계속 하락했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검찰 신뢰도는 2019년 52%에서 2023년 31%로 떨어졌다. 21%포인트 하락이다. 사법부 전체 신뢰도보다 낮다.
제7공화국 논의가 나온다. 개헌특위가 만들어진다 해도 길은 멀다. 국회 재적 3분의 2, 국민투표 과반. 숫자의 벽이 높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을 바꿀 것인가다. 권력구조만 바꾸면 될까. 87년의 교훈이 있다.
애커먼은 진정한 헌법 변화는 시민의 각성에서 온다고 말한다. 엘리트가 주도하는 개혁은 한계가 있다. 시민이 일상을 넘어 헌법적 시민이 되는 순간. 그때 변화가 시작된다.
검찰개혁이든 개헌이든 핵심은 같다.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누가 감시할 것인가. 시민의 자리는 어디인가. 제도 개혁은 시작일 뿐이다.
2024년 겨울.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 제7공화국이 올 것인가. 온다면 어떤 모습일까. 87년과 달리 이번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질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