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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보다 2월 셋째주] 한부모가족

복지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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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의 좋은날 악수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
김연실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김연실 · 2022

당신이 매일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 중 몇 명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을 위한 복지서비스 안내서를 발간했다는 소식은 그저 정책 브리핑의 한 줄로 지나갔다.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안내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언가를 말한다. 복지가 존재하되 찾기 어렵고, 알아도 신청하기 복잡하며, 신청해도 받기까지 험난하다는 현실 말이다. 2025년 2월, 우리는 여전히 복지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지도를 그리고 있다.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에서 김연실은 말한다. 양육비를 받기 위해 법원을 오가며 겪은 일들을, 주민센터와 구청을 전전하며 들은 말들을, 서류를 내고 또 내며 지쳐간 시간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는 분노하지 않는다. 다만 기록한다. 어떤 창구에서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들었는지를.

한국의 한부모가족은 약 153만 가구다. 그중 82.9%가 여성 가구주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19.6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숫자는 차갑지만 현실은 더 차갑다. 아침 6시에 아이를 깨워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 7시에 데려와 밥을 먹이고, 9시에 재운 뒤 밀린 집안일을 하는 일상. 그 반복 속에서 복지 신청 서류를 작성할 시간은 언제일까.

김연실은 한부모가 된 후 처음으로 주민센터를 찾았을 때를 이렇게 기록한다. 담당자가 건넨 서류 뭉치를 보며 멍해졌다고. 출생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소득증명서, 재산증명서... 각각 어디서 떼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안내서를 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안내서조차 없었다.

정부가 만든 안내서는 분명 진전이다. 하지만 안내서의 존재 자체가 역설적으로 우리 복지 시스템의 복잡함을 증명한다. 왜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 할 지원을 받기 위해 길잡이가 필요한 것일까. 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가장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가.

한부모가족 빈곤율은 24.2%다. 네 가구 중 하나가 빈곤선 아래에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내서만이 아니다. 복지가 권리가 되는 것, 신청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 증명이 아니라 신뢰하는 것.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

당신의 일터에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동료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매일 어떤 전쟁을 치르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복지 안내서 한 권이 나왔다는 소식 뒤에는, 여전히 그 안내서를 펼쳐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들의 하루가 있다.

한부모가족 가구주 성별 비율
출처: 통계청 인구총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