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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세상을 보다 2월 셋째주] 한부모가족

복지 안내서가 필요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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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당신이 매일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 중 몇 명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을 위한 복지서비스 안내서를 발간했다는 소식은 그저 정책 브리핑의 한 줄로 지나갔다.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안내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언가를 말한다. 복지가 존재하되 찾기 어렵고, 알아도 신청하기 복잡하며, 신청해도 받기까지 험난하다는 현실 말이다. 2025년 2월, 우리는 여전히 복지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지도를 그리고 있다.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에서 김연실은 말한다. 양육비를 받기 위해 법원을 오가며 겪은 일들을, 주민센터와 구청을 전전하며 들은 말들을, 서류를 내고 또 내며 지쳐간 시간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는 분노하지 않는다. 다만 기록한다. 어떤 창구에서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들었는지를.

한국의 한부모가족은 약 153만 가구다. 그중 82.9%가 여성 가구주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19.6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숫자는 차갑지만 현실은 더 차갑다. 아침 6시에 아이를 깨워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 7시에 데려와 밥을 먹이고, 9시에 재운 뒤 밀린 집안일을 하는 일상. 그 반복 속에서 복지 신청 서류를 작성할 시간은 언제일까.

김연실은 한부모가 된 후 처음으로 주민센터를 찾았을 때를 이렇게 기록한다. 담당자가 건넨 서류 뭉치를 보며 멍해졌다고. 출생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소득증명서, 재산증명서... 각각 어디서 떼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안내서를 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안내서조차 없었다.

정부가 만든 안내서는 분명 진전이다. 하지만 안내서의 존재 자체가 역설적으로 우리 복지 시스템의 복잡함을 증명한다. 왜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 할 지원을 받기 위해 길잡이가 필요한 것일까. 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가장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가.

한부모가족 빈곤율은 24.2%다. 네 가구 중 하나가 빈곤선 아래에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내서만이 아니다. 복지가 권리가 되는 것, 신청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 증명이 아니라 신뢰하는 것.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

당신의 일터에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동료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매일 어떤 전쟁을 치르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복지 안내서 한 권이 나왔다는 소식 뒤에는, 여전히 그 안내서를 펼쳐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들의 하루가 있다.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 복지서비스 안내서를 발간했지만, 안내서 필요성 자체가 한국 복지 시스템의 복잡성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약 153만 가구의 한부모가족, 특히 여성 가구주들이 낮은 소득과 복잡한 신청 절차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실을 조명한다.

당신이 매일 출근길에 마주치는 사람들 중 몇 명이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을 위한 복지서비스 안내서를 발간했다는 소식은 그저 정책 브리핑의 한 줄로 지나갔다.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 전부였다.

안내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도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무언가를 말한다. 복지가 존재하되 찾기 어렵고, 알아도 신청하기 복잡하며, 신청해도 받기까지 험난하다는 현실 말이다. 2025년 2월, 우리는 여전히 복지의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지도를 그리고 있다.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에서 김연실은 말한다. 양육비를 받기 위해 법원을 오가며 겪은 일들을, 주민센터와 구청을 전전하며 들은 말들을, 서류를 내고 또 내며 지쳐간 시간들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는 분노하지 않는다. 다만 기록한다. 어떤 창구에서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말을 들었는지를.

한국의 한부모가족은 약 153만 가구다. 그중 82.9%가 여성 가구주다.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19.6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숫자는 차갑지만 현실은 더 차갑다. 아침 6시에 아이를 깨워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 7시에 데려와 밥을 먹이고, 9시에 재운 뒤 밀린 집안일을 하는 일상. 그 반복 속에서 복지 신청 서류를 작성할 시간은 언제일까.

김연실은 한부모가 된 후 처음으로 주민센터를 찾았을 때를 이렇게 기록한다. 담당자가 건넨 서류 뭉치를 보며 멍해졌다고. 출생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소득증명서, 재산증명서... 각각 어디서 떼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안내서를 보라는 것이었다. 그때는 안내서조차 없었다.

정부가 만든 안내서는 분명 진전이다. 하지만 안내서의 존재 자체가 역설적으로 우리 복지 시스템의 복잡함을 증명한다. 왜 우리는 당연히 받아야 할 지원을 받기 위해 길잡이가 필요한 것일까. 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가장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가.

한부모가족 빈곤율은 24.2%다. 네 가구 중 하나가 빈곤선 아래에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내서만이 아니다. 복지가 권리가 되는 것, 신청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 증명이 아니라 신뢰하는 것. 그런 변화가 필요하다.

『싱글맘의 좋은날 악수』이 한부모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표면적 현상 너머의 구조를 향한다. 김연실은 개별 사건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대신, 그 사건을 가능하게 만든 사회적 조건을 추적한다. 이런 관점은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부모가족 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 있다. 법과 정책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하더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빈번하다. 김연실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간극이다. 설계된 세계와 살아가는 세계 사이의 거리.

한국 사회에서 한부모가족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 구조, 인구 변화, 기술 발전, 세대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과 얽혀 있다. 한 가지 변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이 정책 입안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는 한부모가족 분야에서도 독특한 양상을 만들어냈다. 선진국이 수십 년에 걸쳐 겪은 변화를 불과 한 세대 만에 경험하면서, 제도적 성숙 없이 양적 팽창만 이뤄진 측면이 있다.

당신의 일터에도 혼자 아이를 키우는 동료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매일 어떤 전쟁을 치르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복지 안내서 한 권이 나왔다는 소식 뒤에는, 여전히 그 안내서를 펼쳐볼 시간조차 없는 사람들의 하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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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가구주 성별 비율 최근값
통계청 인구총조사·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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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25 증감
202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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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기준
201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한부모가족 실태 조명

이 기사는 153만 한부모가족, 특히 여성 가구주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복지 체계의 복잡성 고발

정부가 안내서를 발간했다는 점이 한국 복지 서비스의 복잡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3
향후 개선 과제 제시

이 이슈의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을 요구하는 사회적 과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부모가족 가구주 성별 비율
출처: 통계청 인구총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