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매일 지나치는 도심의 빈 땅들이 있다. 국공유지라는 이름으로 묶인 그 공간들은 도시 한복판에서 침묵한다. 청년들이 13.5억 원이라는 숫자 앞에서 망연자실할 때, 그 땅들은 여전히 비어있다.
도심 국공유지를 청년 주거공간으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중위소득의 수십 배에 달하는 현실에서, 국가가 소유한 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제안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을까. 도시의 주인은 누구인가.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조지는 『진보와 빈곤』에서 토지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었다. 그는 도시가 발전할수록 토지 가격이 오르고, 그 이익은 토지 소유자에게만 돌아가는 모순을 지적했다. 노동자가 아무리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조지의 통찰은 150년이 지난 지금도 날카롭다. 청년들이 월급의 대부분을 월세로 내고, 평생을 모아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려운 현실. 그런데 도시 곳곳의 국공유지는 왜 활용되지 못하고 있을까. 소유는 있되 사용은 없는 땅들이 도시를 메우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자료를 보면, 전국 국공유지 중 미활용 토지는 2020년 기준 약 1,200만 제곱미터에 달한다. 2015년 900만 제곱미터에서 꾸준히 늘어났다. 도시가 팽창하고 청년들의 주거난이 심화되는 동안, 국가의 땅은 오히려 더 많이 비어있었던 셈이다.
헨리 조지는 토지의 가치 상승분을 사회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노력이 아닌 사회 전체의 발전으로 생긴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은 당시로선 급진적이었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낸다.
국공유지를 청년 주거에 활용하자는 제안은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다. 도시라는 공간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이다. 땅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분리하고,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신은 오늘도 도시를 걸을 것이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때로는 텅 빈 공터를 지나칠 것이다. 그때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 땅은 누구의 것이고,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청년들이 도시에서 살아갈 권리는 어디에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