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행정안전부가 피서철 바가지요금 단속을 발표하며 슬쩍 언급한 문장이 있었다. 어촌인구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짧은 설명이었다. 정책 발표의 부연으로 지나가버린 이 한 줄이 오히려 더 무겁게 남는다.
어촌의 고령화.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는 막연한 단어다. 바다를 찾는 것은 휴가철뿐이고, 그마저도 리조트나 펜션에 머문다. 어민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빈 배들이 늘어간다는 현실도 모른다.
통계청의 2023년 어가경제조사에 따르면, 전국 어가인구는 10만 8천 명으로 5년 전보다 23% 줄었다. 65세 이상 비율은 42.8%에 달하며, 신규 어업 종사자는 연간 500명도 되지 않는다. 어촌은 고령화를 넘어 소멸의 경계에 서 있다. 수산시장에서 활어회를 즐기는 소비자들은 그 생선을 누가 잡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마이클 폴란은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현대인이 자신의 음식이 어디서 오는지 모르게 된 과정을 추적했다. 슈퍼마켓의 진열대에 놓인 연어 한 토막은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지만, 그 뒤에는 새벽 3시에 바다로 나간 70대 어민의 하루가 숨어 있다. 폴란이 말한 생산과 소비의 단절이 한국 어촌에서 가장 극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어촌의 위기는 복합적이다. 수온 상승으로 전통 어종이 사라지고 있고, 연근해 어획량은 10년간 30% 이상 감소했다. 젊은이들은 고된 노동과 낮은 수입 때문에 도시로 떠나고, 남은 어민들은 몸이 허락하는 한 바다에 나간다. 폐선 처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항구에 방치된 배들이 늘어나는 것은 이 위기의 물리적 증거다.
우리는 수산물을 소비하면서도 어민의 삶과는 철저히 단절되어 있다. 횟집의 가격표는 보지만 산지의 어판장은 모른다. 택배로 배달되는 굴은 맛보지만 그 굴을 까는 할머니의 손은 보지 못한다. 폴란의 표현을 빌리면, 우리는 먹는 행위에서 윤리를 분리해버렸다.
『잡식동물의 딜레마』이 고령화의 속도을 바라보는 시선은 표면적 현상 너머의 구조를 향한다. 마이클 폴란은 개별 사건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대신, 그 사건을 가능하게 만든 사회적 조건을 추적한다. 이런 관점은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고령화의 속도 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 있다. 법과 정책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하더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빈번하다. 마이클 폴란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간극이다. 설계된 세계와 살아가는 세계 사이의 거리.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의 속도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 구조, 인구 변화, 기술 발전, 세대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과 얽혀 있다. 한 가지 변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성이 정책 입안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한국의 압축적 근대화는 고령화의 속도 분야에서도 독특한 양상을 만들어냈다. 선진국이 수십 년에 걸쳐 겪은 변화를 불과 한 세대 만에 경험하면서, 제도적 성숙 없이 양적 팽창만 이뤄진 측면이 있다.
마이클 폴란의 통찰을 빌리면, 고령화의 속도은 단순한 정책 과제가 아니라 사회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이다. 우리가 무엇을 우선시하고 무엇을 감수할 것인지. 이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지 않고서는 어떤 해법도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
바가지요금 단속이라는 피서철 단골 뉴스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는 따로 있다. 어촌이 사라지면 바가지를 쓸 횟집조차 남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먹는 음식의 생산자가 사라져가는데, 그것은 정말 나와 무관한 일인가.
전남 신안군의 평균 연령은 67세다. 초등학교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해가 있었다. 마을 이장은 80대고, 경로당 최연소 회원이 72세다. 이것은 예외가 아니라 한국 농촌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마이클 폴란의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음식의 문제를 다루지만, 그 이면에는 농촌의 소멸이 있다. 폴란은 산업형 농업이 농촌 공동체를 파괴하는 과정을 추적했다. 대규모 단작이 소농을 밀어내고,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고, 남은 노인들이 빈 들판을 지킨다. 한국에서 이 과정은 더 빠르게, 더 극적으로 진행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가 인구는 1970년 1,442만 명에서 2024년 221만 명으로 줄었다. 85%가 사라진 것이다. 농업인 평균 연령은 67세. 은퇴 연령을 넘긴 사람들이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은 전체의 4.2%에 불과하다. 이 속도라면 2040년에는 농업인 100만 명 아래로 떨어진다.
폴란은 먹거리의 선택이 곧 정치적 행위라고 했다. 로컬푸드를 사는 것, 농부시장을 찾는 것, 제철 식재료를 고르는 것이 농촌을 살리는 일과 연결된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그의 낙관과 거리가 멀다. 이마트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사는 소비자에게 전남 신안의 노인 농부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은 사라지기 쉽다.
기사는 고령화로 인해 어촌 공동체가 직면한 위기를 조명하고 있다.
기사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단절이 어촌 공동체 붕괴의 주요 원인임을 보여준다.
기사는 행정안전부의 짧은 언급이 오히려 어촌 고령화의 심각성을 부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