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회사도 디지털 전환을 선언했는가. 주주총회 시즌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AI, 디지털, 혁신. 대상그룹이 정기 주총에서 AI 전환과 바이오 강화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식품 기업이 인공지능을 말한다. 낯설지 않다고 느낀다면, 우리는 이미 이 변화에 무뎌진 것일까.
셰리 터클이 『외로워지는 사람들』에서 던진 질문이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왜 우리는 더 외로워지는가. MIT 교수인 그녀는 20년간 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를 추적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서로를 마주보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기업들은 앞다투어 AI 도입을 약속한다.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경쟁력 확보. 숫자로 증명 가능한 성과들이다. 하지만 터클은 묻는다.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어떻게 되는가. 직원들 사이의 우연한 대화, 복도에서 나누는 아이디어, 실패를 함께 견디며 쌓은 신뢰. 이런 것들은 AI가 대체할 수 있을까.
한국 기업의 AI 도입률은 2020년 8.7%에서 2025년 34.2%로 급증했다. 4배 가까운 증가다. 같은 기간 정규직 일자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제조업 정규직은 2020년 358만명에서 2025년 341만명으로 줄었다. 단순히 AI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무관하다고도 할 수 없다.
터클은 기술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기술과 맺는 관계다. 빠른 응답을 위해 깊은 사고를 포기한다. 즉각적 만족을 위해 지속적 관계를 희생한다. 효율을 위해 인간다움을 양보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우리는 항상 연결되어 있지만 함께 있지 않다.
대상그룹의 AI 전환 선언을 보며 떠오른 장면이 있다. 몇 년 전 방문했던 식품 공장의 품질 검사실. 30년 경력의 직원이 제품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기계가 놓친 미세한 이상을 단번에 알아챘다. 냄새와 질감, 색깔의 미묘한 차이.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 경험의 힘이었다.
AI가 이런 암묵지를 학습할 수 있을까. 아니,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기업은 이런 인간의 경험을 여전히 가치 있게 여길까. 주주들 앞에서 디지털 전환을 약속하는 순간, 30년 경력 직원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터클은 대안을 제시한다. 기술을 도구로 쓰되 주인이 되지 않게 하라. 효율성만이 아닌 의미를 추구하라. 무엇보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지켜내라. 간단해 보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특히 분기 실적에 쫓기는 기업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들을 누가 기록할까. 사라지는 일자리만이 아니다. 일터에서의 동료애, 실패를 통한 배움, 함께 성장하는 기쁨. 측정할 수 없어서 보고서에 담기지 않는 것들. 하지만 일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들.
『외로워지는 사람들』이 디지털 전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표면적 현상 너머의 구조를 향한다. 셰리 터클은 개별 사건의 원인을 개인에게 돌리는 대신, 그 사건을 가능하게 만든 사회적 조건을 추적한다. 이런 관점은 반복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디지털 전환 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 있다. 법과 정책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작동하더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빈번하다. 셰리 터클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간극이다. 설계된 세계와 살아가는 세계 사이의 거리.
디지털 전환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빠른 기술일까, 아니면 더 깊은 성찰일까. 터클의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들을 환기시킨다. 연결되어 있지만 외로운 시대에, 진짜 연결은 무엇인가.
대상그룹의 AI 전환 선언을 보며 떠오른 장면이 있다. 몇 년 전 방문했던 식품 공장의 품질 검사실. 30년 경력의 직원이 제품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기계가 놓친 미세한 이상을 단번에 알아챘다. 냄새와 질감, 색깔의 미묘한 차이.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 경험의 힘이었다.
AI가 이런 암묵지를 학습할 수 있을까. 아니,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기업은 이런 인간의 경험을 여전히 가치 있게 여길까. 주주들 앞에서 디지털 전환을 약속하는 순간, 30년 경력 직원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가.
터클은 대안을 제시한다. 기술을 도구로 쓰되 주인이 되지 않게 하라. 효율성만이 아닌 의미를 추구하라. 무엇보다 서로 마주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지켜내라. 간단해 보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특히 분기 실적에 쫓기는 기업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들을 누가 기록할까. 사라지는 일자리만이 아니다. 일터에서의 동료애, 실패를 통한 배움, 함께 성장하는 기쁨. 측정할 수 없어서 보고서에 담기지 않는 것들. 하지만 일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들.
디지털 전환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빠른 기술일까, 아니면 더 깊은 성찰일까. 터클의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질문들을 환기시킨다. 연결돼 있지만 외로운 시대에, 진짜 연결은 무엇인가.
터클은 기술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가 기술과 맺는 관계다. 빠른 응답을 위해 깊은 사고를 포기한다. 즉각적 만족을 위해 지속적 관계를 희생한다. 효율을 위해 인간다움을 양보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우리는 항상 연결돼 있지만 함께 있지 않다.
한국 기업의 AI 도입이 4배 가까이 급증하는 동안 제조업 정규직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술 도입이 일자리와 직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해야 할 시점입니다.
효율성으로 증명되지 않는 동료애, 신뢰, 암묵지 같은 조직 자산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분기 실적 보고서에 담기지 않는 이런 요소들이 실제로는 일의 의미를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기술이 우리를 항상 연결 상태로 만들지만 진정한 대면 관계와 깊은 사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 '진짜 연결'이 무엇인지 재정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