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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트럼프의 직접 개입과 유럽의 이탈 속 나토 80주년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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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넘긴 2026년 봄, 트럼프 행정부의 직접 개입으로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휴전' 안에 대해 유럽이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하며, 나토 80주년을 앞둔 동맹 내부 균열이 가시화됐다. 한국은 방산 수출·우크라 재건 참여·대러 제재 이행이라는 삼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3년을 넘긴 2026년 봄, 마침내 '종전'이라는 단어가 외교 테이블에 올랐다. 그러나 테이블 둘레의 참가자들 사이에는 종전의 형태·조건·시점에 대한 근본적 이견이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6년 1월 취임 직후부터 "내가 취임 100일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반복적으로 재확인해 왔다. 3월 중순 모스크바와 키이우에 각각 특사를 파견하며 본격 협상이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협상 뼈대는 세 가지다. 첫째, 2022년 2월 24일 침공 직전 기준 혹은 현재 실효 지배선을 기준으로 한 '현상 동결형 휴전'. 둘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유보 (중립화 혹은 장기 유예). 셋째, 러시아에 대한 일부 경제 제재 완화와 우크라이나 재건 재원 공동 마련.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의 러시아 지배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럽은 이 안에 강하게 반발한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3월 24일 파리 공동회담에서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휴전은 유럽 안보 질서 자체를 허무는 전례가 된다"고 선언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나토 80주년을 맞은 올해, 동맹의 원칙이 훼손되는 방식으로 전쟁이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U 외교안보고위대표 카야 칼라스는 3월 26일 성명에서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원하지 않는 평화를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는 별개 문제다. 헝가리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 안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슬로바키아 로베르트 피초 총리도 유사한 입장이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미국과의 조율을 강조하며 중립적 태도를 유지한다. 동유럽(폴란드·발트 3국)은 강경 반대. 서유럽(독·프·영)은 반대지만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U의 27개 회원국 합의 체제에서 이런 분열은 곧 '무결정'과 동의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 불가' 원칙을 공식 입장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 우크라이나군은 3년간 전투로 피로가 누적됐고, 동부 전선에서는 소모전이 이어진다. 미국의 군사원조가 2025년 하반기 이후 단계적 축소되면서, 우크라이나의 독자적 전력 유지는 EU만의 지원으로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젤렌스키가 공식 입장과 실질 협상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을지가 향후 몇 달의 최대 변수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협상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최대주의적 요구를 고수한다. 4개 지역 완전 병합 인정, 우크라이나의 영구 중립화, 나토 확장 철회(동유럽 주둔 미군 축소 포함) 등이다. 트럼프의 100일 데드라인을 역이용해 협상 카드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크렘린 측은 3월 중순 성명에서 "평화는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이익이 보장될 때만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나토는 창설 80주년을 맞은 2026년 봄, 역설적으로 가장 큰 내부 균열을 경험하고 있다. 4월 4일 워싱턴에서 열릴 나토 80주년 정상회의는 본래 '동맹의 단합'을 과시하는 자리였지만, 실제로는 '동맹의 방향 재정립'을 둘러싼 긴장이 지배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유럽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GDP 대비 3.5%)을 공식 요구했고, 일부 회원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나토의 미래'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부산물로 재정의되는 형국이다.

한국의 위치는 복합적이다. 첫째, 방산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 폴란드의 K2 전차·K9 자주포 도입, 루마니아의 장갑차 발주, 유럽 다수 국가의 KF-21 관심 등이 2023~2025년 진행됐다. 전쟁의 장기화가 한국 방산을 유럽 방위산업의 핵심 공급자로 자리잡게 했다. 그러나 종전 협상이 진전되면 이 수요의 구조가 바뀔 수 있다. 둘째,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한국 건설·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재건 프로젝트에 대비하고 있지만, 종전 조건에 따라 시장 규모와 참여 방식이 달라진다. 셋째, 대러 제재 이행. 한국은 2022년 이후 미국·EU 주도 제재에 동참해 왔고, 이 입장의 변경 여부가 경제·외교 차원의 선택을 요구한다.

한반도 맥락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귀결은 의미가 크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2023년 이후 강화됐고,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미사일·병력을 제공하며 외화를 축적했다. 전쟁이 현상 동결형으로 끝나면 북러 군사 협력은 '전시 비상'에서 '상시 파트너십'으로 제도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통일연구원 3월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종전이 북러 결속의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한반도 안보 환경은 구조적으로 악화된다"고 평가했다.

국제법 차원의 선례도 문제다. 영토 양보를 전제로 한 휴전이 받아들여지면, 이는 '힘에 의한 국경 변경의 정상화'라는 위험한 신호를 국제 체제에 보내게 된다. 대만해협·한반도·남중국해 등 영토 분쟁 지역에서 이 선례는 언제든 다시 소환될 수 있다. EU와 일본·한국이 트럼프의 종전 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이유는, 단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2026년 3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은 불과 몇 주 전까지 '먼 미래의 일'로 간주됐다. 이제 그것은 '임박한 현재'가 됐다. 그러나 종전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느냐는, 향후 수십 년의 유럽 안보·국제 질서·동맹 체계를 결정할 구조적 변수다. 나토 80주년은 그 갈림길 위에서 맞는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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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전쟁 지속 기간
2022.02.24~202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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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배·병합 선언 지역
러시아 선언,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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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창설 기념
NATO, 1949~2026
이 기사를 주목해야하는 이유
1
'힘에 의한 국경 변경'의 선례

영토 양보를 전제한 휴전은 대만해협·한반도·남중국해 등 다른 영토 분쟁 지역에서 즉각 소환될 수 있는 위험한 국제법적 선례가 된다.

2
나토 동맹의 구조적 재정의

나토 80주년 정상회의는 형식상 단합의 자리지만, 트럼프의 방위비 요구와 종전 조건 이견으로 '동맹의 방향 재정립' 국면이 된다.

3
한국의 삼중 과제

방산 수출 구조 변화, 우크라이나 재건 참여, 대러 제재 지속 여부 — 종전 형태에 따라 세 영역이 동시에 재조정 대상이 된다.


이 기사는 공공 데이터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