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일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군사시설 주변 주민들의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사 대상 주민 10명 중 9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였다.
군 사격장과 비행장 소음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이 의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에 개선 권고안을 준비 중이다. 소음 저감 대책과 주민 보상 확대가 핵심이다.
이번 조사가 나오기까지 긴 싸움이 있었다. 2022년 충남 서산 공군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처음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2023년에는 경기도 포천 육군 훈련장 주변 마을이 합류했다. 주민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폭음에 잠을 못 잔다"고 호소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작전상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방음벽 설치나 훈련 시간 조정은 "안보에 지장을 준다"며 거부했다. 주민 이주 대책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졌다.
군 소음 피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2019년 대법원은 매향리 사격장 소음 피해 소송에서 주민들 손을 들어줬다. 국가가 1인당 최대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으로는 확산되지 못했다.
해외는 다르다. 독일은 군 비행장 반경 10km 이내 주택에 방음 시설을 의무 설치한다. 일본은 훈련 시간을 오전 8시~오후 6시로 제한한다. 미국은 소음 피해 지역을 5단계로 나눠 차등 보상한다.
인권위 조사는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PTSD 진단이라는 의학적 근거가 생겼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를 무기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변호인단은 "정신적 피해까지 포함하면 배상액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국방부는 여전히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태도다. 기획재정부는 "보상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여야 입장이 갈린다.
주민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올해 3월 전국 군소음피해주민협의회를 결성할 계획이다. 첫 사업은 피해 실태 전수조사다. "우리가 직접 증거를 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결정이다.
진짜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안보와 주민 건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인권위 조사가 그 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 기사는 국방부 주변 주민 90%의 PTSD 증상을 공개해 군 소음 피해의 의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소음 저감과 주민 보상 확대를 국방부에 권고하고 있어, 정책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주민들의 집단 소송과 보상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향후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군사시설 주변 주민 90%가 PTSD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단순한 생활 불편이 아닌 심각한 의학적 피해임이 공식 입증됐습니다.
그동안 법원이 정신건강 피해에 대해 의학적 근거 부족을 이유로 보수적 판단을 내려왔으나, 이번 조사가 향후 소송에서 결정적 증거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 사례처럼 독일의 의무 방음시설, 일본의 훈련시간 제한, 미국의 차등 보상과 달리 우리나라는 '안보'를 이유로 주민 피해를 방치해온 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